朝鮮通信使硏究 Vol.41 No. pp.75-132
1811년 신미통신사행(辛未通信使行) 해양의례(海洋儀禮)의 구조와 의미 - 『신미통신일록(辛未通信日錄)』의 연신제(延神祭)ㆍ해신제(海神祭)ㆍ수종제(水宗祭)를 중심으로 -
Key Words : Sinmi Tongsin Illok,Sinmi Tongsinsa Mission,Yeokji Tongsin,Kim I-gyo,Yeonggadae,Yeonsinje,Haesinje,Sujongje,Maritime Rituals,Maritime Passage Rite
Abstract
본고는 1811년 신미통신사행의 해양 의례를 연신제ㆍ해신제ㆍ수종제 기록을 중심으로 검토한 것이다. 정사 김이교가 편찬한 『신미통신일록』은 「해신제」 항목 아래에 “연신제수종제부(延神祭水宗祭附)”라고 부기하고 있는데, 이는 세 의례가 부산에서 대마도에 이르는 도해 과정에서 상호 관련된 의례로 인식되었음을 가리킨다. 본고는 이 편제 방식에 주목하되, 세 의례를 하나의 해신제 범주 안에 단순히 포섭하기보다 출항 전 선상 의례, 영가대의 국가 제례, 항해 중 해상 통과 의례로 이어지는 1811년 신미통신사행의 해양 의례 구조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신제는 출항에 앞서 각 선박에서 무축(巫祝)의 집례 아래 신령을 선상(船上)에 맞아들이는 의례였다. 이 과정에서 승선 인원은 청재(淸齋)와 새 옷을 통해 의례적으로 정결한 상태에 들어갔고, 선박은 신이 임하는 제장(祭場)으로 전환되었다. 해신제는 영가대의 육상 제단에서 정사와 부사를 중심으로 설행된 국가 제례로, 조선 국가의례 가운데 중사(中祀)인 악해독제(嶽海瀆祭)의 ‘해(海)'에 해당하는 성격을 지녔다. 제일(祭日) 선정, 제관(祭官) 분정, 서계(誓戒)와 치재(致齋), 제단(祭壇) 조성, 제물(祭物) 진배와 새 제기의 마련은 해신제가 국가 사행의 공적 의례였음을 확인하게 한다. 수종제는 항해 중 수종이라는 험한 물목을 통과하는 순간 각 선박의 선장(船將)이 주관한 해상 통과 의례였다. 생돼지와 쌀을 바다에 바치는 행위는 해신에게 위험 구간의 통과를 청하는 직접적인 봉헌이었다. 세 의례는 제장, 주체, 형식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모두 도해의 위험에 대응한다는 공통 기능을 지녔다. 따라서 『신미통신일록』에 보이는 1811년 신미통신사행의 해양 의례는 시간적으로 나열된 개별 제례가 아니라, 출항 준비ㆍ국가 제례ㆍ해상 통과 의례로 이어지는 의례적 연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조선 후기 국가 사행의 현장에서 유교적 국가 제례, 무축 집례의 선상 의례, 선장 주관의 해상 의례가 부산(釜山)이라는 지역적 조건과 대마도 도해(渡海)라는 해양 환경 속에서 결합되었음을 보여 주는 사례이다. 다만 이러한 구조를 통신사행 전체의 보편적 의례 체계로 일반화하기보다는, 1811년 신미통신사행과 『신미통신일록』의 기록 체계 안에서 확인되는 사례적 구조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